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 반발에도 구속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08 13:19 수정일 2018-04-08 14:21 발행일 2018-04-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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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법원, 룰라 전 대통령에게 체포 명령
항소심에 패해 12년 1개월 징역형이 확정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의 금속노조 본부에서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룰라 대통령의 체포를 명령했다. (AP=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7일 저녁(현지시간) 구속됐다.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의 체포를 막기 위해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그가 피신한 금속노조 건물 앞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지만 룰라 전 대통령은 끝내 체포돼 구금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상파울루 연방경찰에서 건강 검진을 마치고 콩고냐스 공항으로 이동한 뒤 남부 쿠리치바로 향했다.

브라질의 ‘좌파의 아이콘’인 룰라 전 대통령은 2003년과 2006년 대통령에 당선돼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며, 오는 10월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는 뇌물수수와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 6개월 형을, 지난 1월 2심에선 징역 12년 1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룰라 측 변호인단은 이후 법원이 항소를 기각하자 연방대법원에 인신보호영장 발부를 신청했지만 5일 다시 기각됐다. 연방판사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지 하루만인 6일 오후 5시까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은 시한을 넘기면서 금속노조 건물에 머무르며 대법원에 형 집행 일시중단을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그는 구속 직전까지 혐의에 대해 “우파와 사법부 그리고 언론재벌의 작품”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며 브라질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었다. 외신들은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이 체포·수감되면서 올해 대선 출마 시도는 사실상 좌절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좌파진영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 체포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