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리딩뱅크는 없다'…KB·신한, '디지털'서 붙는다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4-03 17:01 수정일 2018-04-03 17:02 발행일 2018-04-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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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위성호 행장, 같은날 직원에 '디지털' 강조
모바일 경쟁 주목…신한 '쏠' 내놓고 공격적으로 나서
허인위성호
사진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제공=각 사)

‘리딩뱅크’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수장들이 올해 선두 다툼의 핵심 영역으로 ‘디지털’을 꼽았다. 향후 은행 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두 은행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3일 직원들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허인 행장은 이날 조례사를 통해 “무조건적으로 고객에게 ‘앱’(애플리케이션)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로 직원을 지원하고 여유로워진 그 시간만큼 고객 만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우리가 먼저 디지털과 친해지고 능숙해져야 한다”며 “은행이 도입하고 선보이는 서비스들을 먼저 써보고 보완하고 개선하는 일을 생활화할 때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디지털 채널을 단순 고객 응대 채널이 아닌, 직원들의 업무 환경까지 변화하는 촉매제로 만들어 더 나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위성호 행장도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최근 산업계에서 업종간 영역이 혼재되는 ‘업의 연결’이 벌어지고 있다”며 “업의 확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플랫폼이고, 디지털 플랫폼과 오프라인 플랫폼이 서로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다면 신한이 주도하고 결정하는 거대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가는 두 은행의 수장이 디지털 강화를 내세우면서 향후 은행권에서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조직의 역량을 끌어 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디지털·모바일뱅킹 조직을 확대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번에 두 행장의 발언을 분석하면 기존의 디지털 플랫폼을 오프라인 채널까지 끌어올리자는 데 초점이 잡혀 있다. 따라서 두 은행이 올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빠르게 산재돼 있던 모바일 플랫폼을 ‘쏠’로 한 데 모은 데 이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디지털 분야에서는 신한이 한 발 더 앞서나가는 모습이나 KB가 이대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