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금속 논란' 아모레퍼시픽을 위한 변명

유현희 기자
입력일 2018-04-02 15:09 수정일 2018-04-02 15:10 발행일 2018-04-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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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유현희 차장
유현희 생활경제부 차장

지난달 20일 온라인 실시간검색어 1위에 아모레퍼시픽이 올랐다. 

같은 달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티몬 허용기준 위반과 관련해 회수명령을 내린데 이어 아모레퍼시픽에 이에 대해 환불·회수 조치에 나선다는 자료를 즉각 배포한 것이 발단이다.

식약처는 화장품 제조사 화성코스메틱이 자가품질검사 과정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을 위반한 제품 13종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 이중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과 에뛰드하우스 제품이 상당수 포함됐다.

소비자들은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에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과연 아모레퍼시픽만의 잘못일까.

화장품기업들은 자체 공장에서 제조하는 물량과 OEM(주문자상표 부착), ODM(제조자 개발 납품)으로 화장품 제조사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다. 이 중 ODM 제품은 판매자가 제조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생산자가 제안한 상품을 유통하는 역할만 한다. 이번 안티몬이 발견된 제품들은 ODM으로 공급받은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모든 책임을 묻기 어려운 이유다.

식약처 발표 후 아모레퍼시픽의 조치도 나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cj올리브네트웍스, 블랭크티비, 에스제이씨글로벌, 아이피리어스, 난다, 메이크힐 등의 제품이 함께 적발됐지만 자진회수와 환불 조치를 적극 알린 것은 아모레퍼시픽 뿐이었다. 제조과정의 책임이 없는 유통사가 직접 나서서 책임을 지기는 쉽지 않다.

갑질이 만연하는 사회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자신의 이미지 실추를 감수하고 협력사인 제조사의 실수를 함께 해결하려는 상생의 행보를 펼쳤다. 안티몬 사건에서 아모레퍼시픽을 향한 대중의 비난이 아쉬운 이유다.

유현희 생활경제부 차장 yhh120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