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나銀 2013년 무더기 채용비리 정황 적발…최흥식 전 원장 포함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4-02 09:28 수정일 2018-04-02 10:34 발행일 2018-04-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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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하나금융 채용비리 관련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 발표
추천 특혜·성차별·학교차별…총 32건 채용비리 정황 포착
김정태 회장, 김종준 전 행장, 함영주 행장 추정 비리 의혹도 포착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내던 시절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연루됐다는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동시에 지난 2013년 당시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감독원은 약 2주간의 걸친 ‘하나금융 채용비리 관련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 지난 2013년 하나은행에서 총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따라 최성일 부원장보를 단장으로 하는 특별검사단을 통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현장검사를 시행한 바 있다.

조사단이 포착한 특혜 합격자 중 행내외 주요인사의 추천을 받은 합격자는 16명이었다. 이 중에는 최흥식 전 원장의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도 포함됐다. 이 지원자는 서류전형 점수가 418점으로 합격기준(419)점에 미달했지만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김정태 회장을 포함해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추천을 받은 특혜 합격자도 적발됐다. 여기에 청와대 감사관, 국회 정무실 등의 이름도 나왔다.

금감원은 성차별 정황도 포착했다. 금감원은 최종 임원면접 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 탈락 후 합격권 박 남성 2명의 순위를 상향해 특혜 합격을 했다고 봤다.

금감원 측은 “최종면접에서 성별 합격인원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였을 경우 남자 199명, 여자 30명이 합격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로는 남자 201명, 여자 28명이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하반기 채용 당시에는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다고 봤다. 남녀 4:1 비율로 차등 채용하기로 사전에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서류전형에서 여성 커트라인(서울지역의 경우 600점 만점에 467점)이 남성(419점)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졌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끝으로 금감원은 학교차별에 의한 특혜합격도 있었다는 검사결과도 내놨다. 당시 사정회의(인사부장, 팀장, 실무책임자가 전형단계별 합격자 결정을 위한 추가 고려 요소 등을 논의하여 결정하는 비공식 회의)에서 명문대, 해외유명대학 등을 우대해 14명이 특혜 합격했다고 봤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위법사항 확인 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