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거리와 사람, 상점이 공생하며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8-02-14 21:18 수정일 2018-02-14 21:18 발행일 2018-02-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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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 호리베 아쓰시 지음 | 민음사 출간 | 1만 2800원(사진제공=민음사)

게이분샤 이치조지 점. 교토 역에서 JR 나라선, 게한 전철, 에잔 지상철 등으로 갈아타고서야 도착할 수 있는 이치조지에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한 건 이 작은 서점 때문이었다.

이곳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입사해 점장까지 지냈고 이제는 세이코샤를 운영하고 있는 호리베 아쓰시의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가 출간됐다.

글로벌 매체 ‘가디언’에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서점 10’ 중 하나로 꼽힌 게이분샤 이치조지 점은 서점 뿐 아니라 거리 자체를 살리는 시발점이 됐다.

책에는 게이분샤 이치조지 점의 서가구성, 다채로운 이벤트 및 문화행사, 자체 기획물 출간 등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이 담겼다. 서점은 성장과 더불어 거리와 호흡하고 소통하며 교토 이치조지의 독특한 거리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책은 게이분샤 이치조지 점이 들어서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갤러리 앙페르, 엔티크 찻집 마이고, 오가닉 카페 기사라도, 작은 서점 가케쇼보·산가쓰쇼보, 헌책방 제코도, 빵집 지세, 자전거 대여점 나미이타 앨리, 작은 떡집 데마치 후타바,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바로 변신하는 로쿠요사 지하 지점 등의 사례들로 작은 가게의 가치와 소비·유통의 미래를 풀어낸다.

거리와 사람, 상점이 공생하며 별세계를 만들어낸 교토의 작은 가게들에서 배우는 사고파는 행위의 본질은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이 아닌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 전세계 유행보다는 나만의 확실한 행복이 되는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생존법이 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