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적이 주가' 재입증한 삼성전자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8-02-05 15:26 수정일 2018-02-05 17:17 발행일 2018-02-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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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진기자수첩
유혜진 증권부 기자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가 4% 넘게 떨어졌다. 지난 2일에만 10만원 넘게 빠졌다. 액면분할을 결정했지만 주가는 약 250만원에서 23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아서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모바일 사업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 JP모간, 노무라 등은 부진한 업황 및 부정적인 원·달러 환율 등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잡기 시작했다. CLSA는 내년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목표주가를 33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내렸다. JP모간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목표주가를 3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하향했다. 노무라 역시 실적에 부정적인 원·달러 환율과 기대 이하 OLED 업황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37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낮췄다.

국내 증권사들도 디스플레이 실적 감소, 원화 강세 등 부정적 요인을 들어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액면분할을 비롯한 주주환원정책이 어두운 실적 전망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통주식을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면 산술적으로 주가는 약 5만원으로 떨어진다.

발표 직후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환영했다. 기세를 몰아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가는 공시 당일 0.2% 오르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 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액면분할이 다가 아니다.

유혜진 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