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분별 10대 뷰티시장, 무대책 당국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8-01-25 15:29 수정일 2018-01-25 15:29 발행일 2018-01-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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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에선 화장한 학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만큼 화장은 10대에게 또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녹색건강연대가 전국 초·중·고등학생 4736명을 대상으로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색조화장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초등학생은 24.2%, 중학생 52.1%, 고등학생 68.9%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유통업계도 10대 소비자 잡기에 적극적이다. 백화점, 로드숍, 온라인몰, 최근에는 편의점까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킨케어 외에 립스틱, 매니큐어 등 색조제품까지 품목도 확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대 화장품 시장규모는 매년 20%씩 성장해 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실제 기자가 최근 만난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고등학생이 타깃인 스타트업 화장품 업체가 최근 대박이 났다”면서 “광고를 따로 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통해 단일 제품으로만 몇 백억 매출을 찍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자녀를 둔 소비자에겐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최근엔 10대를 넘어 어린이까지 화장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화장은 하고 싶지만 어른용 화장품을 살 구매력이 없는 초등학생을 위해 문구점에서도 화장품이 판매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10대는 어른들보다 훨씬 피부가 민감하고 부작용 후유증도 강한 만큼 10대용 화장품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관련한 규제가 없다. 점점 어려지는 화장 문화에 대응해 보건 당국도 하루빨리 10대 화장품에 대한 관련 규제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