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열아홉 소녀 ‘빛나’가 들려주는 서울 하늘 아래 다섯 빛깔 삶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2-15 17:35 수정일 2017-12-15 18:09 발행일 2017-12-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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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 | M. G 르 클레지오 지음 | 서울컬렉션 출판 | 1만 4000원(사진제공=서울컬렉션)

도시는 삭막한 듯 푸근하고 복잡하면서도 정겨운 골목이 존재한다. 냉정하지만 정이 있고 비정하지만 희망도 있다.

서울 하늘 아래서 일어나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소설 ‘빛나-서울 하늘 아래’(이하 빛나)가 출간됐다.

저자는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Jean-Marie Gustave Le Clezio)다.

스물셋의 나이에 ‘조서’(Le Proces-Verbal)로 데뷔해 ‘열병’ ‘홍수’ ‘황금물고기’ ‘폭풍우’ ‘아버지의 여행가방’ 등 발표했고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화여대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던 그는 2001년 첫 내한부터 서울과 한국에 깊은 관심을 애정을 쏟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독학으로 한글을 깨치고 서울 골목골목, 산과 카페 등에 심취한 그가 서울에 대한 소회를 반영한 소설이 ‘빛나’다. ‘빛나’는 어촌 출신인 열아홉 소녀의 이름으로 불치병으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여인 살로메를 만나면서 펼쳐가는 5개의 이야기다.

소녀 빛나와 살로메를 비롯해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조씨와 비둘기, 신비로운 메신저 키티로 회복되는 이웃 간의 연대, 버려진 아이 나오미와 그를 품은 한나, 탐욕과 거짓말에 희생되는 아이돌 스타 나비, 빛나의 스토커.

이 5개의 이야기에는 르 클레지오가 느낀 서울의 골목 안 사람들, 남북문제, 세대갈등, 한국 전통 문화, 정치·사회 문제, 음식 등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한글판과 더불어 영문판(Bitna: Under The Sky of Seoul)이 동시에 독자들을 만났고 프랑스어 버전은 2018년 3월 출간 예정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