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시처럼 소설처럼 그리고 꿈처럼…‘원 One’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2-04 18:00 수정일 2017-12-04 18:47 발행일 2017-1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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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One) 우리가 하나였을 때 | 사라 크로산 지음 | 북폴리오 출간 | 1만 4000원(사진제공=북폴리오)

열여섯에 처음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후원금이 떨어져 홈스쿨링을 지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가슴 아팠지만 그곳에서 친구를 만났고 생리를 시작했으며 키스를 나눴고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 평범한 일상이 좌골부 결합형(샴) 쌍둥이였던 그레이스와 티피에게는 특별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타고난 불운에 눌려 불안해하거나 비관하지 않았고 소소한 재미에 감사하고 충실했다.

2016 카네기 메달·영어덜트 도서상·아일랜드 올해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사라 크로산(Sarah Crossan)의 소설 ‘원(One) 우리가 하나였을 때’가 출간됐다.

소설이지만 시처럼 쓰여진 ‘원’은 허구의 이야기지만 마치 실제 있었던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소소하며 설득력을 갖췄다.

상냥하고 재치 넘치는 그레이스와 야무지고 씩씩한 티피, 그 주변의 따뜻하고도 친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좌골부 결합형 쌍둥이’라는 극한 조건에도 어둡거나 슬프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희망으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무게, 갈등, 고난 그리고 희로애락 등을 소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누군가는 떠나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우리 그리고 그로 인해 성장하는 또 나른 나의 이야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