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누가 읽을 것인가 '박정희 평전'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7-11-03 07:00 수정일 2017-11-03 07:00 발행일 2017-1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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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저  | 앤길 | 2017년 10월 26일
박정희 평전 | 김삼웅 지음 | 앤길 출판 | 1만 9000원(사진제공=앤길)

시골 촌부가 아침마다 옷을 차려입고 박정희의 사진에 절을 한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의 한 장면이다.

촌부에게 박정희는 배고픔이 넘쳐나던 시절 국민들의 유일한 희망이었고 영웅이었다. 박정희는 40년 전 대중에게 신화같은 존재였다. 부인을 총탄에 잃었고 딸을 영부인 대신으로 옆에 세웠다. 

기성세대들에게 박정희는 경제성장을 일군 장본인이며 그의 독재와 탄압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정희 평전’은 56년간 의식을 지배한 박정희 신화에 대한 이야기다. 

18년 이상 대한민국을 무소불위하게 통치하다 1979년 10월 26일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영혼은 여전히 이 나라에 건재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끈끈한 지연·학연·혈연의 연결고리, 기득권이라는 물적기반, 면죄부를 안겨 준 검찰과 사법부, 왜곡된 사실 보도로 권력의 정통성을 만들어주었던 족벌언론과 관제방송, 때마다 이념과 이론의 틀을 제공해주던 어용학자 그룹이 아직 남아 있음을 이 책은 낱낱이 파헤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