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세상과, 스스로와 치열하게 드잡이를 했던 ‘젊은 날의 시인에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1-01 19:00 수정일 2017-11-01 19:00 발행일 2017-1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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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시인에게 | 김명환 지음 | 갈무리 출판 | 7000원(사진제공=갈무리)

“나는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스스로 바꾸며 살았다…”

30년간 철도노동자로, 시인으로, 문예운동가로 그리고 선전활동가로 살았던 삶의 궤적이 담긴 시집의 ‘서시’ 첫 구절은 눈물겨웠다.

지난해 같은 제목의 에세이를 출간했던 김명환 시인이 시집 ‘젊은 날의 시인에게’를 출간했다.

시집은 1부 ‘참회록: 2009~2017’, 2부 ‘망실공비를 위하여: 2000~2008’, 3부 ‘죽은 자의 노래: 1991~1999’, 4부 ‘우리들의 꿈: 1987~1990’, 5부 ‘고향의 봄: 1983~1986’으로 이어지며 시간을 거스른다.

소시민으로 살았던 선전활동가 시절의 절망과 번뇌 그리고 극복과정이 압축된 언어로 1, 2, 3부에 켜켜이 쌓였다.

4부에는 1980년대 노동현장에서 외쳤던 꿈과 희망이, 5부에는 자유와 통일에 대해 갈망하던 시인시절의 시가 담겼다.

꾸미고 미화한 언어가 아닌 현장에서 발로 뛰며 토해낸 50여편의 시로 꾸린 시집은 치열하게 세상과, 스스로와 드잡이를 했던 젊은 시절의 누군가에게 전하는 위로이자 참회록이며 삶의 궤적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