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마르틴 루터와 교황청 기록을 비교분석한 입체적 종교개혁 연대기 ‘루터’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0-30 20:13 수정일 2017-10-30 20:15 발행일 2017-10-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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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 이미선 옮김 | 제3의공간 | 2만 5000원(사진제공=제3의공간)

종교와 정치 얘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친한 사람일수록 이 금기사항은 더욱 철저하게 지켜져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500주년을 맞은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종교개혁을 정치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 ‘루터’가 출간됐다.

신실한 믿음의 사도 루터와 부패하고 무능한 교황의 격돌로만 그려지는 그간의 종교개혁 연대기와는 결을 달리 한다.

당대 교황청 회의록, 칙서, 외교관 보고서 등이 보관돼 있던 바티칸 문서고에서 발굴한 기록들과 루터의 글들을 교차검토해 재구성한 종교개혁사다.

저자는 ‘마키아벨리 혹은 권력의 기술’ ‘폭정의 미덕: 칼뱅과 개혁’, ‘폰티펙스 막시무스: 교황의 역사’ 등의 폴커 라인하르트(Volker Reinhardt)다.

그는 교황과 루터가 신의 대리자 자리를 놓고 벌였던 치열한 격돌, 그 권력을 향한 정치가들의 합종연횡의 과정을 따르며 종교개혁에 대해 다각도로 설명한다.

책은 1483년 출생부터 1546년 사망까지를 수도사, 비판자, 야만인, 잊힌 자, 이단자 등 5개 시기로 나눠 루터를 설명한다.

권력자와 소외당한 자의 격돌에서 피억압자들을 대변했던 존재인 반면 미디어 전술의 달인이기도 했던 루터가 남긴 글과 교황청 기록 속에서 찾아낸 교황의 가치관을 교차검토해 정치적으로 재해석한 종교개혁 연대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