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출간 10주년 맞은 김난도 교수 "2018년 트렌드는 웩더독 WAG THE DOGS"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7-10-30 16:26 수정일 2017-10-30 17:50 발행일 2017-10-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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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상품보다 사은품, 기존 방송보다 1인 미디어 강세
"예측한 트렌드 중 가장 잘 맞은 건 '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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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세종문화회관 지하 한식당 설가온에서열린 ‘2018 트랜드 코리아 ’의 출판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

국내·외 사회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 10주년을 맞았다. 저자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전망한 2018년 트렌드는 ‘웩더독’(WAG THE DOGS)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로 본상품 보다 사은품이 주목받는 현상을 뜻한다. 이 키워드엔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가 기존 방송보다 더 인기 있는 소비 트렌드, 인디레이블들이 대형 기획사보다 더 인기를 끄는 사회 분위기가 담겼다.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연린 ‘트렌드 코리아 2018’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교수는 “얼마 전 강의를 하는데 양평에서 고깃집을 경영하는 분이 책에 적힌 ‘고기보다 밑반찬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실천했더니 자기네 가게 빼고 주변 가게가 모두 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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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교수는 “사실 큰 회사는 자체적으로 컨설팅을 받아서 내 책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러지 않은 사람에게는 책이 좋은 방향성이 된다. 평소 책에서 도움을 얻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책에 예측한 키워드 중 가장 잘 맞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욜로’를 언급했다. 

그는 “욜로는 사실 있는 단어였다. 최근 현상을 보고 적절하다 판단해서 넣은 것이다. 작년 이맘때 발표했는데 3~4개월 만에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욜로를 주요 화두로 분석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돼 놀랐다”고 말했다. 

반대로 잘 맞지 않은 키워드는 ‘옴니채널 전쟁’이었다. “이 키워드는 결과적으로는 맞지만 1년 반 정도 빨랐다. 트렌드를 전망할 때 그것이 나타나는 것만큼이나 그해에 화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반발 정도 앞서가는 키워드를 찾는다. 작업할 때 기술 관련 키워드가 제일 어렵다. 기술은 나오지만 이를 수용하는 소비자의 태도가 어떨지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8년 트렌드를 살펴보면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는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있다. 그래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고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를 한다. 이에 대해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거란 희망이 옅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희망을 잡을 자신이 없으니 사람들이 현재 지향적이다. 그렇다고 행복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행복을 찾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년 책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각 머리글자를 따서 영어 단어로 정리한 키워드였다. 작년은 ‘CHICKEN RUN’이었고 그 전에는 ‘MONKEY BARS’였다. 그래서 일부 독자는 영어 키워드 때문에 빠진 트렌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김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처음 원고를 쓸 때 10가지 키워드를  고르고 머리글자를 모아 재미있는 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하지만 알파벳 때문에 못 넣는 건 없다. 네이밍을 하더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트렌드는 반드시 넣는다. 콩글리쉬(한국식 영어)가 되더라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1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트랜드 코리아 2018’에는 과거부터 2018년까지 트렌드를 분석하는 ‘메가 트렌드’가 수록됐다. ‘메가 트렌드’는 트렌드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용어로 책은 ‘경제, 기술, 인간’으로 나눠 사회 전체적인 변화를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