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식약처, 국민과의 '소통'보다 '쇄신'이 먼저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7-10-18 14:30 수정일 2017-10-18 14:42 발행일 2017-10-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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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박효주 생활경제부 기자

살충제 계란, 발암물질 생리대 등 올 한해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식약처 국감은 예상대로 질타의 장이었다. 시종일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던 식약처장은 ‘국민과 소통에 주력하겠다’란 답변만 반복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를 대하는 식약처의 자세는 ‘소통’만으로 해결되기엔 어려워 보인다. 당장 이번 국정감사에 임하는 태도만 봐도 그렇다.

이날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식약처의 국감 방해 행위를 지적했다. 자료를 요구한 의원실에 식약처 직원이 찾아와 ‘질의를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했다는 것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나 ‘생리대 유해성 논란’ 등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에서도 식약처는 매 번 한발짝 늦은 모습을 보여왔다. 식약처의 늑장 대응은 불신을 키웠고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식약처의 기강 해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음주운전이나 성매매 등을 한 직원에게도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조치만을 내렸다. 제 식구를 싸고도는 식약처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낡은 관행에 젖은 구성원들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식약처의 대대적인 체제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소통’을 말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낡은 관행을 혁파하고 쇄신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효주 생활경제부 기자 hj030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