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끊이지 않는 '공모가 거품' 논란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10-11 14:59 수정일 2017-10-11 15:00 발행일 2017-10-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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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김소연 증권부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특히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의 성적이 극과 극으로 일부 종목의 주가는 120% 상승했지만 일부 종목은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심지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경우도 있다.

상장사는 공모가가 높을수록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주관증권사 역시 공모가가 높아야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공모가가 본래 기업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는 ‘공모가 거품’이 끊이질 않는다.

결국 자금 회수만을 목적으로 한 IPO가 코스닥시장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상장을 통해 모험자본을 공급받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는다. 기업들이 IPO를 통한 상장 자체가 목표가 돼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IPO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공모가 거품 논란’은 단순히 공모주에 투자한 개인의 손해뿐 아니라 건전한 공모주 투자시장, 특히 코스닥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상장사가 단순히 IPO를 통한 자금 회수에만 치중할 경우 코스닥시장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합류해 성장사다리가 만들어질수록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IPO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투자자가 기업 성장보다 자금 회수에만 골몰하면 코스닥은 계속해서 ‘2부 리그’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이와 같은 악순환은 반복된다. 자금 회수에만 치중한 ‘공모가 고평가’는 궁극적으로 증권사에게도, 상장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소연 증권부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