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타트업 글로벌 경쟁력, 규제완화에 달렸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9-18 14:39 수정일 2017-09-18 14:39 발행일 2017-09-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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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산업부 기자

글로벌 경제시장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갖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스타트업으로 첫 발을 내딛은 애플과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독점하는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가장 선도적인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 역시 시작점은 스타트업이었으며,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운송 수단과 숙박 분야에서 ‘공유 경제’ 개념을 도입해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커져가는 스타트업의 영향력에 공감해, 대다수의 선진국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한국 역시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기관은 창업교육, 정책금융, 연구개발(R&D),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분야에 세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강도 높은 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맥킨지코리아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년간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 중 70%가 넘는 사업모델이 국내법상 규제 대상에 속한다. 수년동안 각 부처 간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같은 이유로 전세계 100개 핀테크 중에 우리나라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기업가치 1조 이상을 인정받는 ‘쿠팡’과 ‘옐로모바일’도 과도한 규제 탓에 미래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필요한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게 시급하다. 해외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거듭되는 상황 속에 자칫, 국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은 제대로 가치를 발휘하지도 못한 채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한영훈 산업부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