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라’ 소설가 마광수 66세로 별세…자택서 유언장 남기고 목매 숨져

신화숙 기자
입력일 2017-09-05 17:49 수정일 2017-09-05 20:16 발행일 2017-09-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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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채 발견된 소설가 마광수<YONHAP NO-3347>
5일 오후 소설가 마광수 씨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은 2010년 4월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

소설 ‘즐거운 사라’로 유명한 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유언장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향년 66세.

마광수 전 교수 이날 낮 1시 51분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의 자택에서 발견된 유언장에는 유산을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그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A4용지 1장짜리 유언장은 지난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가사도우미와 함께 지내오던 마 전 교수는 도우미가 이날 정오께 집을 비운 사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관계자는 “(마 전 교수가) 예전에는 건강했는데 최근에 많이 수척해졌다. 음식도 거의 먹는 둥 마는 둥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마 전 교수가 목을 맨 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마 전 교수의 시신은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연세대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마 전 교수는 1989년 펴낸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대중적으로도 알려졌다. 1991년 발간한 ‘즐거운 사라’가 외설 논란을 빚어 1992년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연세대에서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지난해 8월 정년 퇴임했다.

마 전 교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사면·복권을 받고 돌아간 학교에서 동료 교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우울증 얻었다고 토로했으며, 실제로 우울증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 전 교수는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했으며, 등단 40년을 맞은 올해 초에는 ‘마광수 시선’을 펴냈다.

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