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에 애플 합류"…도시바 인수전, 새 국면 맞을까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31 09:21 수정일 2017-08-31 09:40 발행일 2017-08-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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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도시바 본사 전경. (연합)

도시바 인수전이 막판까지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주도의 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 교체로 승기를 잡은 듯 했으나 이번에는 한미일 연합이 애플을 끌어들이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3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속한 한미일 연합은 최근 애플이 포함된 새로운 인수 방안을 도시바에 제안했다. 수정안에는 인수가 2조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베인이 1조1000억엔, 애플이 4000억엔, 일본 은행들이 6000억엔의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인수가 유력시되던 한미일 연합이 궁지에 몰리면서 내놓은 마지막 카드로 분석된다. 한미일 연합은 지난 6월 도시바메모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나 WD의 소송 등 변수로 최종 계약만을 남겨둔 채 협상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도시바가 WD 측 진영으로 눈을 돌린 데는 WD가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도시바는 현재 자금난으로 인해 올해 안으로 거래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29일 도시바의 쓰나카와 사토시 사장과 WD의 스티븐 밀리건 최고경영자(CEO)가 회담을 갖고 논의에 속도를 내기도 했다.

도시바와 WD는 최종 계약을 앞두고 큰 틀에서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D가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위권을 차지하는 만큼 투자 방식과 경영 관여 문제 등이 복병이 될 수 있다. 자칫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양사가 관련 사안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미일 연합과 한미일 연합이 번갈아 부각되면서 일본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어느 진영이 도시바메모리를 차지하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