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도시바에 법적 대응 나서나…SK하이닉스 "소송 검토한 바 없어"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29 16:15 수정일 2017-08-29 16:17 발행일 2017-08-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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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도시바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베인캐피탈과 한미일 연합을 구성했던 SK하이닉스 역시 함께 소송전에 나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최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에 유감을 표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당초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와 한미일 연합에 속했던 이들 기관은 현재 유력 후보로 떠오른 웨스턴디지털(WD) 주도의 새로운 ‘미일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베인캐피탈의 이번 조치는 도시바가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미일 연합이 아닌 WD 진영과 매각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도 베인캐피탈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도시바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은 없으며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참여 방식이 달랐던 만큼 입장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인캐피

은 도시바와 직접적인 계약을 맺은 주체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독점심사를 피하기 위해 당초 자금만 제공하는 형태로 참여하기로 한 만큼 계약당사자 지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에 도의적인 비난을 할 수는 있어도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전날 WD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갖고 세부적인 매각 조건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양사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