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삼성·SK하이닉스 기대감 ↑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27 13:22 수정일 2017-08-27 15:31 발행일 2017-08-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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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아이오와주에 13억7500만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는 아이클라우드(iCloud), 앱 스토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등지의 애플 시설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화답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설부터 내수 활성화를 강조했으며, 취임 이후에는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미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수차례 압박해왔다. 지난달에는 애플이 자국 내 3개 대형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업체들을 포함한 글로벌 IT기업들이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만큼 애플도 관련 시설 증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아이오와주만 하더라도 페이스북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에 고용량의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이번 대규모 건설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의 강세가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이미 올 초부터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8조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서버용 고용량 D램과 SSD 판매 확대를 지목한 바 있다. 이어 당시 컨콜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한 채용량 확대와 고용량화로 3분기에도 서버향 SSD 수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플이 컴퓨터 장비 도입에 전체 투자금의 절반에 근접한 6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일부가 메모리 반도체 구입에 사용될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통신장비기업 시스코(Cisco)의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용량은 2015년 382EB에서 2020년 1.8ZB로 약 5배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