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쌍끌이' 반도체·디스플레이, 3분기 전망은 엇갈려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23 14:46 수정일 2017-08-23 15:35 발행일 2017-08-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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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익스
D램익스체인지 제공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지난 2분기 한국 수출을 이끌며 나란히 호황을 누린 가운데 3분기부터는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은 가격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도시바 등 주요 6개 낸드플래시 업체들은 전 분기 대비 8% 늘어난 132억243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제품별 가격도 3~10% 가량 상승했다. 이어 3분기에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제조사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데다 데이터센터용 엔터프라이즈 SSD(eSSD) 수요도 급증해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 플래시와 더불어 메모리반도체의 한 축을 이루는 D램에 대해서도 하반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규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165억1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호황이 예상됨에 따라 관련 업체들도 계속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대비에 나섰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발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투자규모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20% 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디스플레이의 경우, TV용 대형 패널 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LCD 패널 가격의 상승세가 한 풀 꺾였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LCD TV 패널의 8월 초 평균 가격은 전달 대비 3.23% 낮아진 194.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8월 LCD TV 패널 가격은 최고급 라인인 65인치 UHD 패널을 비롯해 55인치 UHD, 43인치 FHD 패널 모두 5월 이후 적게는 4%에서 많게는 7%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 패널 공급이 본격화된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업체들에 더해 중국 BOE 등이 앞다퉈 관련 생산 능력을 높이면서 그간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에 힘입어 상승하던 패널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가 삼성전자 등 TV 세트업체에 LCD 패널 공급 중단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량 확보 경쟁의 여파도 마무리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약세가 예상보다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반기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예고된 만큼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중국발 물량공세로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동일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