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잡아라"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8-15 14:59 수정일 2017-08-15 15:16 발행일 2017-08-15 10면
인쇄아이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빌트인 사업’의 확장이다. 빌트인 가전은 주방의 크기나 인테리어 등에 꼭 맞춰 설치하는 맞춤형 가전제품을 뜻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가전시장에서 빌트인의 비중은 40%를 웃돌며, 북미시장 내 빌트인 가전 비중은 15% 정도로 추산된다. 양사는 우선적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한 뒤 유럽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빌트인 사업은) 1차적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한 이후, 향후 유럽 등으로 입지를 넓혀나갈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기초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카테고리 제품 80~90%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성공적인 빌트인 사업 안착을 위해 내세우고 있는 셈법은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현지 브랜드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워나가는 방법을 선택한 반면, LG전자는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프리미엄 가전업체인 ‘데이코’를 인수한 이후, 지난 3월 신규 빌트인 패키지 제품군인 ‘모더니스트 컬렉션’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삼성과 데이코의 다양한 노하우가 효율적으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기존 ‘셰프컬렉션 빌트인’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해가는 중이다. LG전자는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빌트인 브랜드 ‘LG 스튜디오’와 지난해 출시한 초프리미엄 가전브랜드 ‘LG시그니처’, ‘LG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통해 입지를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빌트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 하반기 중 데이코 빌트인 가전제품을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6월 특허청에 ‘데이코’와 영문명 ‘Dacor’에 대해 상표 등록을 끝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이달 중 국내 최초로 빌트인 가전 전용 상설 전시장을 개장하고, 지난해 출시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이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주방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으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체험할 수 있다. 전시관 디자인은 미국의 유명 건축가인 톰 메인이 맡았다. LG전자는 오는 17일에 국내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할 예정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