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통상임금 판결 앞둔 기아차…주가 더 떨어지나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8-09 15:25 수정일 2017-08-09 15:25 발행일 2017-08-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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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간 이어진 통상임금 소송의 1심 판결을 앞두고 기아차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상임금 판결이 기아차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50원(0.14%) 내린 3만5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기아차 주가는 4.45% 떨어지는 등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사간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다 연기됐다. 연기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1심 판결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아차가 1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1조원 임금과 소멸시효 3년을 감안한 소급분까지 합쳐 최대 3조원을 노조에 지급해야 한다. 판결 즉시 충당금 적립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 3분기부터 기아차가 적자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송의 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난 바로는 최고 7000억원에서 최대 3조4000억원 지급액이 예상된다”면서 “통상임금 판결의 규모가 어떻든 3분기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부진한 실적에 위축된 상황에서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통상임금 판결이 기아차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소송판결시 패소시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재무압박 가능성이 그동안 주가상승을 억제해왔다”면서 “승패여부를 떠나 최종판결 자체가 주가 회복의 방아쇠(트리거, trigger)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진행된 소송으로 1심 판결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관련 비용의 일부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기아차의 주가는 단기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