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셀코리아' 언제까지?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8-09 16:57 수정일 2017-08-09 16:58 발행일 2017-08-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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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사자'세 보이던 외국인 변심…지난달 순매도 5247억원
"북핵 리스크, 차익실현 매도 단기에 그쳐…외인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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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바이코리아’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가 ‘셀코리아’로 돌아섰다. 북핵 리스크 등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축소되고 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팔자’는 단기에 그쳐 외국인 매수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7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자금이 1억1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무려 16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코스피, 코스닥 등 상장주식 장내·외 거래와 기업공개(IPO)를 포함한 수치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지난달 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서는 등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247억원을 팔아치웠다.

대두되는 북핵 리스크가 역시 외국인의 ‘팔자’에 영향을 미쳤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북핵 관련 이슈를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과거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뉴스 발표 직후 코스피는 하락했고, 강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관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등장한 북핵 리스크의 지속 여부가 외국인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피로감이 높아진 탓도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 1조3497억원, SK하이닉스 510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T기업 실적발표 이후 이익 개선세가 정체되면서 외국인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 물량 추가 출회 가능성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차익 실현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기업 실적, 경기의 양호한 흐름에 따라 차익 실현, 북핵 리스크 등에 따른 매도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외국인 수급 관련 우려는 과도하다”면서 “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외국인의 순매수 재개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