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투자 발표에 중국도 OLED '기웃'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06 15:02 수정일 2017-08-06 15:23 발행일 2017-08-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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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Wallpaper OLED TV
지난 5월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회로부터 ‘올해의 디스플레이’상을 수상한 LG디스플레이의 65인치 UHD 월페이퍼 OLED TV패널.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선언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집중 전략’의 여파가 세계 TV패널 시장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대형 패널 분야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만 고수했던 중국 업체들도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공개되면서 OLED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6일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투자 발표가 나온 직후 TV용 대형 OLED 패널의 생산능력을 강화하려는 패널 공급업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와 CSOT(차이나스타)의 경우 조만간 관련 생산에 돌입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 가운데 가장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으로는 단연 BOE를 꼽을 수 있다. BOE는 이전부터 중소형과 더불어 대형에서도 TV용 OLED 패널 개발을 진행해왔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활용하는 화이트 방식 OLED는 물론 차세대 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까지 연구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올해부터 자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OLED TV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연구에 성과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CSOT는 현재까지 구체화된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대형 OLED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OLED 패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형 분야에서는 10.5세대 OLED 선행 투자와 파주 P10 공장 등에 5조원, 중소형에서는 플라스틱OLED(POLED)를 중심으로 10조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에서만 약 15조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자극한 내용은 중국 광저우 공장 투자 건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패널 생산 거점으로 활용되던 광저우 공장에 현지 정부와의 합작을 통해 8.5세대 OLED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투자 금액은 총 5조원 가량으로, 건설이 완료되면 월 6만장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지금까지 대형 부문에서 LCD 패널의 역량을 강화하고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대형 시장은 여전히 LCD의 비중이 압도적인 데다 OLED와 달리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아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에 2015~2016년 중국의 LCD TV패널 시장점유율은 33.2%로, 한국의 36.4%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의 존재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분야가 바로 대형 OLED 패널 부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LG디스플레이 발표로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결국 당장 수익이 나오는 LCD 외에 OLED를 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이미 대형 OLED 패널 시장의 선점한 데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추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