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보름새 2조3600억원 '팔자'…증시 조정 영향주나

김소연 기자
입력일 2017-08-06 10:16 수정일 2017-08-06 10:16 발행일 2017-08-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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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거래일 중 12거래일이 순매도
\"하반기 차익실현 심리 강해져…순매도 길지 않을 것\"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세가 멈추질 않아 국내 증시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차익실현을 위한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순매도에 나서 지난 4일까지 15거래일 중 12거래일을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2조36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이달 들어 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외국인이 한국과 대만,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에서 지난달 8억1000만 달러, 이달 들어 3일까지 7억5000만 달러를 각각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이유는 높아진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부담과 환차손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 신흥 아시아 주가 상승률이 지난달까지 27%로 주당순이익(EPS) 상향 조정폭(19%)을 웃돌아 전반적으로 주가 고점 부담이 커졌다. 신흥 아시아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11.8배에서 지난달 말 12.8배로 높아져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고조됐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외신들이 북한 관련 위험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관련 불안감이 커지자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며 “과거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는 늘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북핵 관련 이슈를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장기적으로 지속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김영일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외국인이 신흥 아시아 주식을 1년 넘게 매도한 시기는 신흥국 통화 위험이 동반된 2011년과 2015년뿐”이라며 “지금은 신흥국 통화가 안정된 데다 기업 이익 전망도 양호해 외국인이 추세적인 매도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은 신흥 아시아 증시의 가치평가 매력이 높아지는 다음 달 초께 매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연 연구원은 “북한 도발 이후 부정적인 현상은 10거래일 내에 이벤트 발생 전으로 회귀하는 성향이 짙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