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기 성장동력으로 'SSD' 강화 박차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06 15:02 수정일 2017-08-06 15:25 발행일 2017-08-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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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
SK하이닉스가 지난 4월 개발에 성공한 72단 3D 낸드 칩과 이를 적용해 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 (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 2분기 ‘D램’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다음 성장 동력으로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주목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eSSD(엔터프라이즈 SSD) 역량을 높이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eSSD 시장은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을 비롯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업체들까지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면서 높은 성장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 실적의 상당 부분을 이끄는 D램에 대한 시장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성장 잠재력을 가진 cSSD를 통해 낸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게 SK하이닉스의 목표다.

SSD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저장장치로,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와 맞물려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서도 SSD는 사상 최대인 5억2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품별로는 노트북, 외장하드 등에 탑재되는 cSSD(클라이언트 SSD)보다 기업향 수요인 eSSD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eSSD는 cSSD 대비 높은 수준의 성능과 신뢰성, 내구성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지만 인공지능, VR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수요는 급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SK텔레콤으로부터 eSSD용 ‘컨트롤러’ 기술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SSD를 생산하려면 낸드플래시 칩 외에도 저장장치와 CPU 간 데이터 교환을 구현하고 낸드 성능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인 컨트롤러가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여태껏 SSD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컨트롤러 기술의 부족을 꼽는다. SK텔레콤이 제품 개발 및 연구 목적으로 자체 개발한 해당 컨트롤러 기술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전략인 셈이다.

SK하이닉스에 앞서 eSSD 생산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실행해온 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eSSD 시장은 인텔이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25%로 그 뒤를 이었다. 후발주자인 탓에 점유율 면에서 인텔에 뒤지고 있으나 3D 낸드 기술력을 앞세워 1위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반도체 부문 호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D램과 함께 SSD 관련 수요 증가를 지목하는 등 이 분야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됐다. 기술력이 확보된 만큼 3D낸드 전용 라인인 평택 공장을 통해 관련 수요 팽창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