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메모리반도체, 하반기에도 성장세 이어간다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02 15:20 수정일 2017-08-02 15:27 발행일 2017-08-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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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른 메모리반도체의 호황 ‘고점’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올해 관련 시설투자에 3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률은 각각 55%,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램 시장의 경우 올해 6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해 PC 혹은 서버용으로 활용되는 MPU 시장을 뛰어넘는 단일 제품으로는 최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IC인사이츠는 이러한 성장세가 상당 부분 공급 증가보다는 급격한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지난달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전달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31일 기준 PC용 범용제품 D램 ‘DDR4 4Gb 512Mx8 2133㎒’의 평균 고정가격은 3.25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5.18% 올랐으며, USB용 범용 낸드플래시인 ‘128Gb 16Gx8 MLC’ 가격도 2.34% 증가한 5.68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부터는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3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반도체 산업의 호조가 시작되고, 비수기인 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서버용 D램 중심 수요로 가격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반도체 산업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한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부문에 12조5200억원 수준의 시설투자를 단행하면서 올해 총 20조원이 넘는 금액을 관련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외에 특히 V(vertical) 낸드에 무게를 두고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세대 낸드 제품이 생산되는 평택 공장은 지난달 초 완공과 동시에 증설에 돌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인 9조6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올 초 공개한 7조 투자플랜을 넘어선 수치로, 선제적 투자를 통해 D램과 낸드 분야 생산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건설 중인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의 완공 시기도 앞당겨 내년 4분기 조기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는 반면 공급 업체는 D램 3곳, 낸드 4곳 정도로 압축이 이뤄진 만큼 당분간은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