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 '30조원' 넘긴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8-02 09:38 수정일 2017-08-02 10:03 발행일 2017-08-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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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반하반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가 최대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2∼3년 뒤를 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 12조5200억원(1분기 5조200억원, 2분기 7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전체 시설 투자규모는 13조1500억원과 유사한 수치다. 이같은 추세라면 사상 첫 20조 돌파도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최대 29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인 ‘V(수직)-낸드플래시’와 시스템 반도체인 ‘이미지센서’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미세공정을 도입하는 쪽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지난달 완공된 평택 반도체 공장에 2021년까지 약 37조원(기존 투자액 포함) 투자 의사를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4세대 낸드플래시가 생산되는데 삼성전자는 공장 완공과 동시에 증설에 착수한 상태다. 화성 공장에서는 평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V(수직)-낸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D램 생산을 담당하는 화성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삼성전자는 D램 라인 전환 이후에도 전체 D램 생산량은 유지할 계획이다.

화성 17라인의 일부 빈 공간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용 10나노 생산라인(S3 라인)을 새로 까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가동이 목표다. 이밖에 미국 오스틴 공장에 2020년까지 15억 달러를 투자해 설비 보완투자를 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역대 최대인 ‘9조6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을 키운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미세공정으로 전환할 때, 거쳐야 하는 공정 단계가 늘어나는 만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생산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짓고 있는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無錫) 공장의 클린룸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내년 4분기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만약 클린룸 구축을 앞당겨 생산 공간을 빨리 확보하게 된다면 그만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생산량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장비투입시기는 시장상황과 회사의 기술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