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두고 애플-LGD 상반된 전략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8-01 16:08 수정일 2017-08-01 17:53 발행일 2017-08-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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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2)LG디스플레이한상범사장IFA키노트연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OLED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 LED’의 활용법을 두고 애플과 LG디스플레이가 서로 엇갈린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에 마이크로 LED 탑재를 고민하고 있는 애플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틈새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가 향후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군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틈새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제품에는 OLED가 탑재되고, 마이크로 LED는 선명도 측면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그 외 일부 제품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OLED 외 대안 기술 중 하나로 마이크로 LED를 대형 제품 중심으로 연구·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해 마이크로 LED 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무게중심은 최근 2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OLED에 실린 모습이다.

마이크로 LED란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100억 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이다. 작은 소자 하나하나가 빛을 내는 탓에 발광효과나 색 재현력이 우수하며 전력소모도 적다. 다만 아직까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가까이서 보면 눈 부심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이 같은 단점은 LG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LED 활용 폭을 다소 제한적으로 설정한 배경 중 하나로 풀이된다.

반면 애플의 경우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차세대 기술로 OLED보다는 마이크로 LED를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올해 연말부터 시제품 양산에 돌입해 내년부터 웨어러블 기기에 해당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포문을 여는 제품으로는 내년 출시되는 ‘애플워치3’가 유력하다. 애플은 웨어러블 기기를 시작으로 향후 아이폰 등 주력 제품군에 마이크로 LED 탑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LG디스플레이가 동일한 디스플레이를 두고 상반된 전략을 세운 데는 OLED에 대한 시선 차이가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낙점하고 해당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도모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OLED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등 경쟁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OLED를 탈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주요 제품의 핵심 부품을 이룬다. OLED의 대안으로서 마이크로 LED 양산에 성공할 경우 애플은 핵심 부품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시장은 올해 약 2억5000만 달러에서 2025년 199억2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54.7%씩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