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악관 2기 '트럼프 친위대'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17-07-31 15:28 수정일 2017-07-31 15:29 발행일 2017-08-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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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국제부 기자

‘미국 우선’을 내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한지 9일째인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 축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물론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였지만, 지금은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참모진들에게 더 이목이 쏠린다. 불과 6개월 사이 그들의 명운이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푸틴과 통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심란한 모습으로 바라보던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그로부터 불과 2주후 ‘러시아 내통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하게 됐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권력 암투’에서 밀려나 지난 28일 경질됐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그보다 일주일 앞선 21일 자진 사퇴했다.

백악관 기존 참모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맹목적인 충성으로 잠재우며 등장한 월가 금융인 출신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백악관의 새로운 핵심 실세가 됐다.

또한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에서 방패막이가 되어준 실세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해 가족을 향한 트럼프의 의존도도 더욱 커지고 있다.

탄핵까지 거론되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두게 된 북한의 ICBM 등 내우외환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은 가족과 충성파들에게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실상 ‘백악관 2기’의 성격을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핵 보유국’으로 미국과 담판을 지으려는 북한, 군사굴기의 중국, 북한의 ‘경제적 조력자’로 지목되는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정세 속에서는 냉철한 판단으로 직언할 수 있는 이들이 트럼프 곁에 더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충동적인 성향의 트럼프 자신이겠지만 말이다.

김수환 국제부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