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이 54% 증가…삼성전자 현금자산 27조5000억 보유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사 가운데 연 단위 자산규모 비교가 어려운 28개(금융주나 우선주, 신규상장 종목 등)를 뺀 72개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11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 400조5천억원의 29%에 달하는 규모다.
조사 대상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5년여 전인 2012년 말 75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5조2000억원으로 40조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3개월 만에 6000억원 가량이 불어났다. 2012년 말과 비교하면 54% 증가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자산총액은 같은 기간 1390조6000억원에서 1907조9000억원으로 37.2% 증가했다.
총자산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5.41%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6.07%로 높아졌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으로 전환하기 쉬운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으로,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경우 일반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여겨지나 한편으로는 돈을 쌓아둔 채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의미도 된다.
가장 많은 현금을 가진 상장사는 시총 1위 삼성전자였다.
1분기 말 현재 27조5629억원을 보유해 조사 대상 72개사 현금성 자산의 23.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2012년 말 18조7915억원과 비교하면 4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181조716억원에서 264조원으로 45.9% 늘어났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의 비율은 10.43%였다.
이어 SK(8조4123억원)가 현금성 자산을 많이 쌓아뒀다. 2012년 말 4410억원의 20배 가까운 규모로 급증했다.
SK의 현금성 자산은 SK C&C와 합병한 2015년 말의 6조9952억원에서 1년여만에 1조4171억원이 늘었다.
이밖에 시총 상위 10위 이내 기업 중 삼성물산의 현금성 자산이 크게 뛰었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2조1860억원으로 2012년 말 346억원의 63배를 넘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2015년 말의 2조664억원과 비교하면 5.8% 증가한 규모다.
시총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도 2012년 말 658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1628억원으로 228.5%나 늘었다.
네이버는 5년 전 3954억원에서 368.9% 증가한 1조8541억원이었다. 총자산 대비 비율은 28.8%로 조사대상 72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와 포스코 등은 지난 5년여간 현금성 자산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6조5339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에 이어 세번째로 컸으나 5년 전의 6조7593억원보다는 3.3% 줄었다.
포스코도 같은 기간 4조6805억원에서 2조7252억원으로 41.8% 감소했다.
업종별로 기업 한 곳당 평균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전기전자(5조1375억원), 운수장비(2조9745억원), 전기가스업(2조1440억원), 건설업(1조5340억원), 서비스업(1조3619억원) 순으로 많았다. 2012년 말에서 올해 1분기까지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서비스업(13조5117억원 증가)이었고, 전기전자(10조64억원), 화학(6조2850억원) 순이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