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부회장 "OLED에 사활 건다…중단기 수익은 LCD 차별화로"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7-27 11:20 수정일 2017-07-27 15:51 발행일 2017-07-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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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왼쪽부터) 경영지원그룹장 이방수 부사장, 한상범 부회장, 전략·마케팅그룹장 송영권 전무의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OLED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LCD 부문의 차별화 제품을 강화하는 등 OLED와 LCD의 밸런스를 가능한 맞춰간다는 계획이다.

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는 한상범 부회장과 이방수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 송영권 전략·마케팅그룹장(전무)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 부회장이 ‘매우 큰 프로젝트’라고 표현한 파주 P10 공장 투자 건을 비롯해 플라스틱 OLED(P-OLED), 중국 광저우 공장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한 부회장은 최근 발표한 17조원 규모의 OLED 관련 투자계획에 대해 “월페이퍼, CSO(Crystal Sound OLED)에 많은 호평이 있었으며,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여기에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 소자인 OLED는 제품 개발에 있어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 부회장의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이번 투자의 ‘핵’을 이루는 P10 공장을 두고 고민이 깊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10.5세대 대형 OLED로 방향을 잡았지만 구체적인 생산방식에 있어 ‘하프컷’과 ‘원장’ 가운데 어느 방식을 택해야 할지 확신이 들지 않은 탓이다. 최종적으로 10.5세대는 한 번에 대형 패널을 만드는 ‘원장’ 방식을 택했다. 그는 “비용이나 제품 한계 등을 두고 고심했지만 우리 엔지니어들이 분명 할 수 있다고 믿고 원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P10의 양산 시기는 2020년 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P-OLED 부문에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스마트 워치 등 고객사 제품 양산 경험이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E5라인 양산은 8월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소형OLED 생산라인인 E6의 경우 이미 장비가 도입 중인 상황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5일 올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2020년까지 대형 OLED에 5조원, 중소형 P-OLED에 10조원 가량을 투입에 국내에 총 1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파주 P10 공장에 10.5세대 대형 OLED와 6세대 P-OLED 라인을 구축해 OLED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과 함께 중국 현지 투자도 공개됐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구글, 애플 등 외부로부터 투자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한 부회장은 “고객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중국 공장 투자는)광저우 현지 정부와 7대3 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며 “일부 중국 기업들과도 투자 논의 중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국 공장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패널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이 같은 우려가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보안 시스템 등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부회장은 “2013년부터 4년 동안 중국 정부와 함께 LCD 생산해왔지만 기술 유출 사례 없이 캐파를 늘려왔다”며 “또 OLED의 경우 LCD와 비교해 증착, 인캡 얼룩 등 여러 부문이 전체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경험도 중요해 쉽게 카피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 역시 “차세대 기술은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이지 오래 가둬둔다고 가치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며 “장비업체, 국내업체 모두 신규 기술을 통해 ‘윈-윈’할 수 있도록 개발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투자계획을 통해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칫 OLED 패널 이외의 대안 개발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OLED에 사활을 걸었으나 이를 위해서는 LCD 부문의 차별화 제품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해 충분한 백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 패널 분야 대안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역시 “대형 부문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있다”며 OLED 외 차세대 기술 역시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