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배 올릴 것”...TSMC와 맞대결 본격화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7-26 16:33 수정일 2017-07-26 16:34 발행일 2017-07-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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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_삼성 파운드리 포럼 코리아 2017_(1)_
이달 11일 서울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코리아 2017’에 참석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정은승 부사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5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조직을 별도 사업부로 승격하며 관련 역량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3배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만 TSMC와의 맞대결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부사장)은 24일(미국 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5년 내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7.9%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으며, 업계 1위인 TSMC의 점유율은 50.6%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3배 수준인 25%로 올릴 경우 TSMC에 이어 단독 2위로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상승을 이루기 위해 공격적인 고객사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 역시 대형 고객사에 더해 규모가 작은 다양한 기업과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이달 중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설명회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 이상현 상무는 “제품군 확대를 통해 몇 개 초대형 거래선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으며 그 외 업체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히며 고객사 확대를 추진 중인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TSMC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강화를 선언한 이후만 하더라도 퀄컴, 미디어텍, 애플 등 굵직한 고객사들의 수주 물량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 간 대결 구도가 잇따라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공급을 두고 TSMC와 경합을 벌이는 모습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애플의 A12 칩 물량을 단독으로 수주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TSMC 측은 이러한 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현재는 TSMC가 주 공급사가 되고 삼성전자는 일부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는 ‘공동수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TSMC가 7나노 공정에서 퀄컴 등 대형 고객사 물량 수주에 성공해 애플의 주문까지 단독으로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공동수주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현재 점유율 순위가 4위이긴 하나 TSMC 역시 공개적으로 삼성전자를 ‘강력한 라이벌’로 꼽는 등 상호 간 주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EUV(극자외선노광장비) 기술이 적용된 7나노를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