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자리,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07-27 15:20 수정일 2017-07-27 15:22 발행일 2017-07-28 23면
인쇄아이콘
160613_19663
노은희 사회부동산부 기자

“안타깝습니다. 업계에서 18년간 1등을 지키고 있지만 브랜드 없는 회사라고 지원을 하지 않더라고요.”

한 중소기업 경영인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회사 규모를 기준으로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를 구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수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아서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월 전국 10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브랜드 인식조사’ 결과, 80% 이상의 중소기업이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영업활동에 제약이나 한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재채용과도 연결된다. 회사의 인지도가 낮아 우수 인재들이 지원하지 않고, 어렵게 뽑더라도 얼마 안돼 이직하는 일이 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기중앙회 ‘중소기업 편견-제로’ 대학생 서포터즈, 서울시 ‘서울기업 입사캠프’ 등 중소기업 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는 청년이 늘고 있다. 이들은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꿈꾼다.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단순한 일자리 수 늘리기에서 벗어나 기존 일자리에 구직자들이 찾아오게끔 만드는 환경 조성에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꿈을 응원만 하지 말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청년실업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단기 대책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일자리 만들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좋은 직장에 대한 인식 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에는 왕도가 없다.

노은희 사회부동산부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