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D 협력을 둘러싼 오해…삼성디스플레이, "대형 패널은 여전히 LCD중심"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7-20 16:39 수정일 2017-07-20 16:40 발행일 2017-07-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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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패널은 OLED, 대형 패널은 LCD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자사 TV에 탑재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운데 일부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다. 양사의 협력을 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이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실상은 시장의 물량 부족과 샤프의 LCD 공급 중단 사태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문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TV용 패널이 포함된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은 LCD 중심으로 강화해나간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BOE, CSOT와 같은 중국 업체들의 본격적인 진출이 예고된 만큼 초대형, 커브드 등 프리미엄 LCD 패널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구체적인 시장대응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이 공식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에 대해 문제삼는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기술인 OLED에 투자를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LCD 생산을 소홀히 하면서 삼성전자의 LCD TV용 패널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세대 LCD 생산라인인 L7-1을 폐쇄하고 이를 올 3분기부터 OLED 패널 생산에 활용하기로 했다는 점이 주요한 근거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한 원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지난해 ‘샤프’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그간 TV용 LCD 패널 일부를 공급받아온 샤프로부터 갑작스럽게 공급 중단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당시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이 TV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샤프 브랜드의 재건을 목표로 했던 만큼 경쟁업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맡게 된 삼성전자의 LCD 패널 물량은 그간 샤프가 공급하던 물량과 유사한 규모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LCD 패널 시장은 무조건적으로 물량을 늘리기엔 어려움이 많다.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물론 대만과 중국 패널 업체들 모두 지난해부터 사실상 ‘풀가동’ 상태이지만 공급을 뛰어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대형 LCD 시장이 사실상 ‘레드오션’이라는 점도 문제다. 당장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지만 중국 패널 업체들이 시장에 상당수 진입한 데다 10세대, 10.5세대 신규 LCD라인 가동도 예정된 상황이다. 지난 5월 시장조사기관 IHS마킷 발표에 따르면 중국 LCD패널 업체들의 올해 32인치 이상 대형 패널 출하량은 3200만개로 지난해 대비 33%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증설 혹은 신규 투자 소식이 많은 OLED 분야가 주목도가 높은 것일 뿐 LCD 역시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존 제품 대비 베젤이나 두께가 얇거나 해상도가 높거나 하는 등의 프리미엄 기술을 통해 대형 LCD 패널 시장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