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자인의 심장 ‘우면동 디자인센터’에 가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7-19 17:05 수정일 2017-07-19 17:41 발행일 2017-07-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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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울 RnD 캠퍼스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그간 베일에 감춰져 있던 삼성전자의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가 19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우면동 R&D센터는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센터와 각 사업부에 소속된 인력 1500여명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디자인 R&D허브로 꼽힌다.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러 차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디자인센터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상당했으나, 보안상의 이유로 매번 공개가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올 여름 메가히트를 기록 중인 ‘무풍에어컨’의 디자인 경쟁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렵사리 첫 공개가 성사됐다.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는 약 5만3000제곱미터의 부지에 6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2개 동을 디자인 조직이 활용하고 있다.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 전무는 “이곳에서 디자인센터와 각 사업부 디자인 조직 간의 유기적인 교류를 통해 삼성만의 디자인 철학과 독창적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샌프란시스코·런던 등 6개 국가에 글로벌 디자인 거점을 마련해 각 지역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 컨셉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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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내에 위치한 사운드 랩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제품에 적용 되는 음향을 디자인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디자인 동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일반적인 디자인 공간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공간이 대거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제품 음향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운드랩’이 대표적인 예다. 일반 가수들의 녹음 공간을 연상시키는 이곳에서는 ‘무풍에어컨’을 비롯해, ‘갤럭시S8’·‘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에 탑재된 소리에 대한 디자인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빅스비 보이스’ 음성녹음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가정집과 동일한 형태를 구현해 고객을 관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홈 익스페리언스(Home Experience)랩’ △소재와 컬러를 연구하는 ‘CMF(Color, Material, Finish)랩’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송현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이같은 디자인 전략이 잘 표현된 대표적인 제품이 ‘무풍에어컨’”이라며 “이 제품은 실제 시원함과 시각적 시원함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리얼 메탈을 적용해 냉기를 오래 머금고 있는 메탈 소재의 특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출시 첫해 자사 국내 스탠드형 에어컨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며,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는 벽걸이형까지 출시돼 2016년 1월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무풍에어컨만으로 누적 55만대를 판매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는 무풍에어컨 전체로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한 결과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