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한 길 따라 성장한 동부하이텍...삼성·SK 가세로 기대감 ↑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7-17 16:23 수정일 2017-07-17 18:11 발행일 2017-07-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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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 부천공장 라인 (2)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내부의 라인 모습 (동부하이텍 제공)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동부하이텍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분야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신성장 동력으로 파운드리를 지목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동부하이텍은 48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앞서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172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5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일부 고객사 재고 조정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신한금융투자의 최도연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재고 조정에 의한 가동률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할 전망이나, 8인치 파운드리 업황은 여전히 호황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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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제품 양산에 나선 동부하이텍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강화에 나선 파운드리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중국, 대만 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순수 파운드리 시장에서 동부하이텍은 매출액 기준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는 제외하더라도, 이달 초 SK하이닉스에서 분사된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동부하이텍과 동일 업종에서 순위 경쟁을 하게 된 상황이다.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외경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외부 전경.(동부하이텍 제공)
동부하이텍의 주력 제품은 아날로그 반도체다. 아날로그 반도체란 디지털 반도체와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빛, 소리, 온도 등의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로직(Logic) 제품이나 연산 중심인 디지털 반도체와 달리 프로세싱이 중심이 된다. 주력 제품군이 다른 탓에 최근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직접적인 경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LCD 구동칩인 LDI의 비중을 최근 10% 이하로 낮췄다”면서 “자사가 주력하는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는 진입장벽이 높고 라이프사이클이 길어 시장이 안정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객군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전히 국내와 중국의 사업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미국, 일본 등지의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기업)를 비롯해 종합반도체기업(IDM)과의 협력도 늘고 있다. 향후 동부하이텍은 스마트폰에 집중된 기존의 제품 구조를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조정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만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을 겨냥한 제품들을 고민하고 실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