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사기 없는 영화관' 시대 연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7-13 16:30 수정일 2017-07-13 18:23 발행일 2017-07-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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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네마 LED (1)
삼성전자 모델들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 상영관 ‘SUPER S’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극장 전용 ‘시네마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상용화했다. 이 제품은 LED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상영한다. 이를 통해 지난 120년간 영사기로 스크린을 비췄던 획일화된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을 바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잠실 소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시네마 LED’를 설치한 ‘슈퍼 S’ 영화 상영관을 선보였다. ‘시네마 LED’가 실제 영화관에 도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어두운 화면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보이는 기존 영사기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했다”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한 결과 시네마 LED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네마 LED는 화면에서 직접 빛이 나기 때문에 기존 프로젝터 램프 대비 약 10배 이상 향상된 최대 146fL(풋램버트)의 밝기로 영화를 상영한다. 이에 어두운 곳 뿐만 아니라 밝은 환경에서도 각종 영상물을 상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5월에는 디지털 시네마 표준 규격인 ‘DCI’ 인증을 획득해 100% 이상의 색표현력(DCI-P3 기준)과 보안에 대한 기준을 인정받았다. 차세대 핵심 영상 기술인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도 지원해 생생한 화질의 HD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HDR이란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함으로써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유사한 화면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슈퍼S’ 상영관에 설치된 제품은 LED 캐비닛 96개를 활용한 가로 10.3m 크기로, 영화에 최적화된 4K(4096x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극장 사운드 시스템의 경우 이 분야의 선두 주자인 하만의 JBL 스피커가 새롭게 설치됐고, 하만의 사운드 전문가가 직접 튜닝 작업을 진행했다.삼성전자는 ‘시네마 LED’를 향후 B2B(기업간거래) 시장 영향력 확대의 기폭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당장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상영관의 10%를 LED 시네마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영화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다.영화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지 않았을 경우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네마 LED는 기존 영사기 상영 방식에 비해 디스플레이 선명도 등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영사기를 둘 곳이 따로 필요없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도 높다”며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책정되지만 않는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