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 中사업 '손절매' 필요한 때

박준호 기자
입력일 2017-07-10 15:28 수정일 2017-07-10 15:31 발행일 2017-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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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

증권가 격언 중에 ‘손절매를 잘해야 주식투자 9단’이라는 말이 있다.

투자만이 아니라 사업에서도 손절매가 필요할 때가 있다.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이야말로 손절매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5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의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99개 매장 중 87개 점포가 여전히 문이 닫혀있고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올 상반기 롯데그룹의 사드 관련 손실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중국 사업 철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롯데면세점은 간부급 임직원 연봉 10%를 자진반납하며 그저 해뜰 날만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나마 새 정부 출범 이후 실낱 같은 기대감으로 버텨왔지만,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와 관련해 양국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업계의 희망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뼈아프지만 하반기에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는 신동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빠른 판단과 결단이 필요하다. 비록 손실이 확정되더라도 회수한 자금으로 그보다 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경쟁업체 이마트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수익성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자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물론 롯데의 중국 사업은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이제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손절매는 포기가 아니라 또 하나의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 j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