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D낸드 시장 '쌓기 경쟁' 본격화…"단수가 곧 성능은 아냐"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7-02 11:22 수정일 2017-07-02 11:22 발행일 2017-07-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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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SK하이닉스가 가장 높은 72단 3D낸드를 개발하고 최근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96단 3D낸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쌓기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기업 웨스턴디지털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시바와의 합작회사를 통해 96단 BiCS 3D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에는 도시바가 최초로 QLC(quadruple level cell) 기술이 적용된 64단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QLC는 기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세대 낸드에 적용된 TLC(triple level cell)보다 1비트 많은 4비트의 데이터를 셀 하나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4세대 64단 256Gb(기가비트) V낸드플래시를 본격 양산에 돌입해 올해 안으로 4세대 V낸드 월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와 비교해 4세대 낸드 개발이 다소 뒤쳐졌으나 올해 초 4세대 가운데 가장 높은 72단 3D낸드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중으로 72단 낸드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3D 낸드 기술의 적층수를 높이는 것은 기술 개발의 당연한 수순이다. 적층수를 높이면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적층수를 늘리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동일한 단수라도 기술력에 따라 낸드 제품의 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높은 단수가 반드시 더 좋은 성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는 부품이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됐을 때 실제 어떤 성능을 내느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는 통상 개발 이후 실제 완제품으로 양산되기 까지 과정이 매우 긴 편이라는 점도 변수다. 이 때문에 높은 적층수의 낸드 기술을 개발한 것보다 해당 시점에서 실제 제품을 양산해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7% 1위를 차지했다. 도시바가 17.2%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웨스턴디지털(15.5%), SK하이닉스(11.4%), 마이크론(11.1%) 순으로 나타났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