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성공한 대통령 오바마의 8년 국정 기록, '오바마의 담대함'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7-06-30 07:00 수정일 2017-06-30 07:00 발행일 2017-06-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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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문바마’(Moon-bama).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댄 표현이다. 실제로 둘은 닮아있다. 비서진과 소탈하게 커피를 마시며 국정에 대해 논의하는 오바마처럼 문 대통령도 격식을 벗어 던지고 주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이 밥을 먹고 밖에선 다가오는 국민과 일일이 악수하며 소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탄생했다. 이제 관심사는 그가 오바마처럼 국민의 박수를 받으면서 성공적인 퇴장을 할 수 있느냐다. 벌써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내·외 갈등도 문 대통령이 이겨내야 할 숙제다. 대선은 긴 과정의 시작일 뿐, 중요한 건 대통령 당선 후 성과다.

그런 의미에서 오바마의 국정 기록을 정리한 신간 ‘오바마의 담대함’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책은 인간이 아닌 대통령 오바마에 집중해 그가 임기 8년 동안 시행했던 주요 정책을 말한다. 그리고 각 정책이 실행되기까지 오바마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제3자의 시선으로 자세히 전달한다. 물론 오바마는 실패도 겪었다. 그러나 모든 업적을 종합할 때 오바마가 성공한 대통령이란 사실은 변함없다.

저자는 상원시절부터 당선과 퇴임에 이르기까지 오바마의 행적을 오랫동안 추적했던 워싱턴 기자 조너선 체이트다. 그는 책에서 오바마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저자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오바마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지만 모든 사안에 대해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정치인처럼 오바마도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좌절도 겪었다”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잘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고 확실한 입장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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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바마의 담대함’ (사진 제공=성안당 출판)

책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것부터 이야기한다. 실제로 미국 내 인종차별은 겉으로 보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런 편견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됐다. 인종 차별문제는 3장에서 이야기할 건강보험 개혁 ‘오바마케어’에서도 다뤄진다. 건강보험 가입을 국가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보다 많은 사람이 의료혜택을 받게 하려 했던 오바마케어는 백인들의 반대로 쉽게 세상으로 나올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2014년 1월 오바마 케어는 시행됐다. 책은 그 과정에서 오바마가 했던 노력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혹시 미국 정치를 잘 몰라 접근이 꺼려지는 독자가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저자는 각 사건을 둘러싼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알기 쉽게 기록했다. 

오바마가 반대 여론을 이겨낸 것은 설득과 소통이다. 그는 2010년 오바마케어 실행이 위기에 봉착하자 정상회담을 개최해 반대 세력과 설전을 벌였다. 물론 오바마케어가 미국인 전체의 의료 문제를 해결한 완벽한 답은 아니다. 저자도 오바마케어만으로는 기존 의료보험의 비효율성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 의료 역사의 큰 변화를 가져온 것에는 이견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트럼프케어’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은 오바마케어를 역사상 가장 성공인 개혁으로 손꼽는다.

책의 제목 ‘담대함’은 오바마의 정치 성격을 말한다. 오바마의 감동적인 연설 실력을 보며 그저 말을 잘하고 설득력이 대통령으로 판단하기 쉬운데 정치 실행 면에서는 공격적이고 대범했다. 오바마는 앞서 언급한 오바마케어를 포함해 이란과 핵 협상, 국제 기후협약 마련 등 역사적인 과업을 달성했다. 당시 좌파는 지나친 타협이라 비난하고 분노한 우파는 오바마가 제안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정부의 모든 정책에 반대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오바마는 굳은 신념으로 자신의 정치 철학을 밀어붙였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처한 현실이 오바마 집권 초기와 비슷하다. 현재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일자리 마련 추경이 여소야대 국회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일자리 정책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 칼퇴근법, 부동산 규제 등 실행돼야 할 많은 공약이 있다. 지금 문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이 오바마의 담대함일 수도 있다. 1만 4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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