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전자, B2B사업 핵심 ‘칠러’…1등 브랜드로 키운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6-28 09:57 수정일 2017-06-28 15:45 발행일 2017-06-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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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칠러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가장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용접 공정에 지난 3월부터 ‘로봇 자동 용접’을 도입했다. 로봇 도입을 위해 LG전자는 평택에 있는 LG전자 생산기술원과 협력해 개발했다.(사진제공=LG전자)

최근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LG전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며 주요 원인으로 B2B(기업간거래) 사업 비중 확대를 꼽았다. LG전자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전망이 밝다는 의견이다. B2B 사업 중에도 공조 사업부에 포함된 칠러는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칠러는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어 대형 건물 등에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다. 현재 미국 4대 업체인 요크, 캐리어, 멕퀘이, 트레인 등이 글로벌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지만, 기술 경쟁력만큼은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영수 LG전자 칠러사업담당 상무는 “현재 글로벌 시장서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1,2차 공략 지역으로 설정하고 칠러 사업을 적극 펼쳐나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칠러시장서) 4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연간매출은 3500억규모이며, 영업이익률은 5% 이상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시 소재 LG전자 칠러 공장은 주로 대형 상가, 오피스 시설,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냉난방기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냉동기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류 냉동기 △공조기 등이다. LG전자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 있었던 칠러 공장을 지난 해 11월 현재 위치인 평택으로 옮겼다. 14만8000제곱미터에 달하는 대지 위에 들어선 사업장은 전주에 있던 공장에 비해 약 2.5배 넓다. 박영수 상무는 “공장 이전 과정에서 단 한명의 인력이탈 없이 모두 함께 옮겨왔다”며 “생산현장 작업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9년에 달하며, 개개인 모두가 달인급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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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직원들이 27일 평택 칠러 사업장에서 터보 칠러를 생산하고 있다. 대형 크레인이 열교환기와 결합시키기 위해 압축기를 들어 올려 이동시키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공장 내 생산동에 들어서자 조선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최대 50톤에 육박하는 육중한 무게의 칠러 제품들이 대형 크레인에 들려 허공을 오가고 있었다. 생산동은 축구장 4개 넓이와 비슷하며 5개의 생산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각 구역은 가로, 세로가 각각 190m, 30m에 달한다. 생산현장 한쪽에 자리 잡은 로봇공정도 눈길을 끌었다. 칠러 열교환기 직선 및 원주부의 용접 과정서 다관절 로봇을 이용해 자동화를 구현해냈다. 고명해 칠러생산팀장 부장은 “칠러는 100% 주문제작 방식이며, 용접 공정에 세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만큼 LG전자 생산기술원과 협력해 지난 3월 칠러 용접 로봇을 생산현장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생산동 옆에는 칠러 연구시험동이 자리잡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개발중인 칠러에 적용할 핵심 신기술과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능평가 설비들이 있다. 특히 터보 냉동기에서 냉매를 순환시켜주는 핵심 부품인 ‘임펠러(Impeller)’의 성능을 평가하는 설비는 세계 칠러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LG전자 평택 칠러 공장만 확보하고 있다.

박영무 상무는 “전 세계 칠러 시장 규모는 약 140억 달러로, LG전자는 매년 10%대 성장률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며 “국내서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에 공조 솔루션을 일괄 공급한 것은 물론, 중동,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의 발전소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청사, 킹칼리드 국제공항 등에도 LG전자의 다양한 공조 제품이 공급되는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