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직업이 사라질까 두려운 당신...9개 블록을 조립하라! ‘2035 일의 미래로 가라’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06-23 07:00 수정일 2017-06-23 07:11 발행일 2017-06-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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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리고 사회가 발달하고 기술이 최첨단화될수록 변화의 주기는 짧아져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돼 버렸다. 이제 5년, 가까이는 1년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대다. 하지만 불투명하다고, 예측할 수 없다고 변화가 속도를 늦추거나 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 

1964년 시작된 ‘스타트렉’ 시리즈의 엔터프라이즈호가 현실이 된 지는 이미 오래고 복제인간은 실현을 코앞에 두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초연결사회, 인공지능(AI)의 역습, 공유경제 등으로 생존은 물론 일자리마저 위협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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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일의 미래로 가라’ |조병하·박문혁 지음| 인사이트앤뷰 출판 |1만 6000원.(사진제공=인사이트앤뷰)

신간 ‘2035 일의 미래로 가라’는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하기만 한 미래와 그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희망 제언이다.

공저한 ‘천재들의 공부법’의 조병학과 교육전문가이자 산림전문가 박문혁은 미래를 봐야 할 사람은 소수의 미래학자가 아닌 ‘미래를 살아 갈 모든 우리’라고 주장한다. 

말 그대로 ‘지피지기 백전백승’ 혹은 ‘모든 문제와 문제의 해결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내 문제는 어느 누구도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 그 누구도 예측이 어려운 일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해진다.

이에 저자들은 분명 사라지는 분야와 직업이 생기지만 새로운 기회도 생긴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위기가 곧 기회인 셈이다.

책은 ‘보이는 미래, 보이지 않는 미래’ ‘일을 해체하는 9가지 징후’ ‘일을 융합하는 9가지 혁신’ ‘2035년, 9분야 일의 미래’ 4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파트 1, 2는 4차 산업혁명의 정확한 기원과 개념을 설명하고 2025년, 2035년, 2045년경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전한다.

물론 이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고 현실화 가능성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숙지해야할 미래의 현상들이기도 하다.

두 번째 파트는 파트 1에서 언급한 미래의 중요한 이슈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보험, 소재, 초연결, 빅데이터, 디지털 감시, 융합, 3D 프린터, 일자리 등의 변화와 파급효과를 광범위하게 짚는다. 
파트 3부터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한 현실에 발 딛기다. 유통, 미디어, 헬스케어, 금융, 자동차, 우주여행, 식량, 에너지, 환경, 로봇 등 산업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꼼꼼히 짚고 새로 생겨날 일자리를 위해 준비해야할 기술, 지식 등에 대해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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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눈여겨 볼 점은 파트 3의 마지막 장을 휴머니즘에 할애했다는 것이다. 변화와 혁명, 해체와 융합, 극도의 개인화와 공유, 로봇의 일상화와 인간의 소외 등으로 정리되는 미래에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인간다움이다.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 테오도르(호아킨 피니긋)와 인공지능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애틋한 소통을 다룬 영화 ‘그녀’(Her), 구형이라는 이유로 버려져 혼자 살아가는 헤퍼봇 올리버(김재범·정문성·정욱진)와 클레어(전미도·이지숙·최수진) 그리고 빈티지 취향의 올리버 주인 제임스(고훈정·성종완)의 인간 보다 더 인간적인 로맨스 및 교류를 담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지금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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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사진제공=네오프로덕션)

그리고 마지막에는 앞서 3개 파트에서 설명한 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일이 해체되고 재탄생되는지를 상상하도록 꾸렸다.

이 파트에서는 인공지능, 생명공학, 에너지, 식량, 신경제학, 디지털 권력, 투명한 정치, 로봇, 휴머니즘을 9개의 레고 블록으로 설정했다. 

각 블록이 독립된 완성품인 동시에 다른 블록과 융합해 새로운 미래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기초가 되는 작은 기술, 기술의 속도에 맞춘 정책, ‘연결’ ‘예방’ ‘고령화’에 초점을 맞춘 미래 병원산업,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환경문제, 마음을 읽는 기술, 감성을 관장하는 우뇌, 감성의 기술·자연의 결합, 휴머니즘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스마트 공장, 가상현실, 3D프린팅, 사물인터넷 맞춤형 의료, 자율주행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청색기술, 뉴 모빌리티 등 기술발전과 인류의 진화가 만들 일과 직업의 미래 키워드를 제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한 미래 일자리 키워드나 9개의 레고 블록은 독립된 한개의 현상에 불과하다. 이를 융합하고 변주하는 건 결국 미래를 살아갈 우리 모두의 숙제다. 그렇게 미래는 하기에 따라 위기가 되고 기회가 된다. 1만 60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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