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반도 안보위기라는데 너무 차분한 서울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17-04-17 15:21 수정일 2017-04-17 15:28 발행일 2017-04-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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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국제부 기자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미국과 무력도발로 맞불을 놓는 북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연일 언론보도를 장식하고 있는 요즘 휴전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수도 서울의 차분한 일상은 종종 외신들의 눈에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비쳐지는 듯하다.

지난 수십 년간 남북간 군사적 충돌 상황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긴장이 서서히 무뎌진 측면이 없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세력이 안보위기론을 내세워 지지율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 또는 남한이 죽으면 북한도 끝인데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겠느냐는 생각도 있는 모양이다.

이유야 어쨌든 2500만 명 이상 인구의 남한 수도권 지역이 북한의 포격 사정권 안에 있어 사실상 ‘인질’과 다름없는 상황이며 한반도의 긴장이 유례 없이 높아진 상황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되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한국인들이 이를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늘어나는 안보위협을 과장된 것이나 조작된 위기로 보는 것이 과연 현 정세를 바라보는 정확한 시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지나면서 남북간 긴장이 완화된 때도 경색된 때도 있었지만 지난 15일 평양절(김일성 생일) 북한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드러난 것처럼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핵무기 등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으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과거와 달리 중국에도 의존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안보문제를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일을 지양하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국제 사회와 공조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김수환 국제부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