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최고가 아파트 '경희궁자이', 전월세가 큰 폭 하락

김영주 기자
입력일 2017-04-12 15:44 수정일 2017-04-12 18:17 발행일 2017-04-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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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자이
서울 강북권 최고 매매가를 자랑하는 경희궁자이 아파트. (사진=김영주 기자)

서울 강북권 최고 매매가를 자랑하는 경희궁자이 아파트가 최근 입주 시즌을 맞아 전월세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주변 전월세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반면 주택 수요는 많지 않은 데 따른 수급불균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 자리한 경희궁자이 아파트는 지난 1월 전용 84㎡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서울 강북권에서 최초로 3.3㎡당 3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송파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인 3.3㎡당 2400여만원을 훨씬 웃돌고, 서초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인 3.3㎡당 3300여만원에 육박한다. 2014년 11월 분양 당시 전용 84㎡ 기준 약 7억8000만원(3.3㎡당 2300만원)에 분양되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다.

그러나 정작 입주시즌이 시작되면서는 입주율이 시원찮으면서 연일 전월세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소가 가지고 있는 시세를 보면 전용 84㎡의 전세가는 6억원 가량으로 처음 나온 매물(7억5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내렸다.

월세는 보증금 1억원 기준 150만~180만원에 매물이 나와 한 달 전 250만원보다 50만원 이상 내렸다. 인근에 입주 중인 아현아이파크와 비교하면 매매가는 3억원이나 높지만 월세는 같은 수준이다.

전월세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내달 2일 잔금 납부일을 앞두고 있지만 입주 속도가 너무 더딘 탓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월 28일부터 시작된 입주기간이 4월 말까지 보름 남짓 남았지만 12일 현재까지 입주율은 반에 못미친다.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대표는 “2500가구의 대규모 단지이다 보니 소진 속도가 너무 더디다”며 “호가가 너무 올랐다고 소문이 난 탓인지 문의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실수요자 외에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았거나 매수한 사람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업무지구가 자리한 종로구 특성상 교통환경은 좋은 반면 쾌적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B공인중개사 대표는 “대로변에 위치한 동의 소음 민원이 다소 있다”며 “대로변과 떨어진 안쪽 동은 조용하고 월암근린공원이 가까워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라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주근접 강점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모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는 “경희궁자이는 5호선 서대문역과 3호선 독립문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역세권이고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출퇴근 도보가 가능하다”며 “지금은 입주물량이 쏟아져 전월세가가 많이 내렸지만 2년 뒤 재계약 시점에 다시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김영주 기자 you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