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조선·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경제논리로 풀어야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7-03-29 14:39 수정일 2017-03-29 14:41 발행일 2017-03-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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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산업부 기자

“여야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5월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경제학자들이 “구조조정, 새 해법을 찾아야 한다-현 상황을 우려하는 지식인들의 고언”이라는 성명서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은 해당 업종은 물론 전체 산업, 나아가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해법 역시도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대우조선해양과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과 금호타이어의 외풍 논란이 그렇다. 1997년 외환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정실(情實) 자본주의와 대마불사론이 꼽히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볼썽사납다. 구조조정에서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또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마불사론이라는 권력의 메커니즘은 우리 현실에서 여전히 작동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정부 개입 등을 강조하는 케인스식 구조조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도 어디까지나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맞다.

그렇다고 정치권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해법을 무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구조조정 작업이 대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와 맞물리게 되면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우조선 살리기에 혈세가 동원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권의 아이디어에 선별적으로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우조선 지원 방안 발표를 두고 해법 모색 이상으로 가열되고 있는 정치권에서의 논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들을 것은 듣되 눈치는 보지 말라는 얘기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