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호타이어 인수전' 정치권 개입 멈춰야

박규석 기자
입력일 2017-03-23 15:05 수정일 2017-03-23 15:06 발행일 2017-03-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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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석 산업부 기자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치열한 인수전이 ‘정치적 외풍’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본래 금호타이어 매각은 그룹 재건의 꿈을 가진 박 회장과 기업 규모 확장을 원하는 더블스타 간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과 대선 열풍이 겹치면서 표심을 노린 정치권이 인수전에 강하게 개입, 금호타이어 매각이 한국과 중국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확대됐다.

물론, 정치권의 개입이 박 회장에게 일정 부분 ‘우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채권단의 경우 정치권 개입 이전에는 ‘원칙론’을 주장하며, 박 회장이 요구하는 ‘우선매수권 컨소시엄 구성’ 안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대선주자의 발언에 힘입어 채권단은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갖췄고, 박 회장의 요구는 오는 27일 채권단이 산업은행에 제출하는 찬반 여부 의사에서 결정되게 됐다.

그러나 정치권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현재 정치권에서 ‘국익’을 거론하며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은 ‘고용 안정’이지만, 이 역시 인수전이 끝난 뒤 박 회장이나 더블스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더욱이 더블스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 후에도 현재 금호타이어 임직원에 대해 고용을 승계 및 유지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부 대선주자는 표심을 노린 ‘여론몰이’를 자제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자신들의 책임지지 못할 발언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당사자는 박 회장도 더블스타도 아닌 현재 금호타이어에서 일하는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박규석 산업부 기자 seo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