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농가, 백신접종 '허점'…항체형성률 20% 불과

하종민 기자
입력일 2017-02-06 14:27 수정일 2017-02-06 14:27 발행일 2017-02-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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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방역
충북 보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의 젖소들은 백신의 항체 형성률이 현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연합뉴스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 젖소 사육농장에서 백신 항체 형성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 농가를 비롯해 일부 농가에서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충북 보은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백신 접종에 돌입한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최초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충북 보은의 195마리 규모 젖소사육 농장은 ‘혈청형 0형’ 타입의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0형 타입은 7가지 구제역 바이러스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유형이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이 발생한 젖소농장의 경우 항체 형성률이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방역 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당 농장의 백신 항체 형성률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돼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 농가의 경우 지난해 10월 15일 마지막으로 백신 접종을 했다는 기록은 있는데, 항체 형성률이 20%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낮은 수치”라며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냉장보관이 이뤄지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농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보은 지역부터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구제역으로 348만 마리가 살처분·매몰되는 사상 최악의 피해가 난 이후부터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농가의 백신 항체 형성률은 소 97.5%, 돼지 75.7%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소의 경우 평균치 대로라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결국 구제역이 발생했다.

하종민 기자 aiden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