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아무도 찾지 않는 이름 모를 무덤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02-01 07:00 수정일 2017-02-01 07:00 발행일 2017-01-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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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 잘 다녀오셨나요? 올 명절 묘지관리는 괜찮으셨나요? 올 명절에도 성묘객의 발길이 분주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찾지 않아 황폐화된 무덤 약 300만 기는 찬바람만 불었습니다. ‘묘’의 명암차가 선명합니다.

후손이 찾지 않는 묘가 늘어나면서 공원묘원은 관리비 미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경우는 좀 낫습니다. 산 속 방치된 묘는 더욱 황폐화 되고 있죠.

우리와 장례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는 무연고 묘지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핵가족으로 자란 자녀세대는 조부모에 대한 친밀감이 떨어져 황폐·무연고무덤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한 겁니다. 저출산으로 후손이 줄어드는 점도 이유로 꼽았죠.

※황폐무덤 : 관리하지 않아 잡초가 자라 뒤덮인 무덤

※무연고무덤 : 신원이 불분명한 무덤

청주시에 따르면 폐묘 건수가 5년 만에 2.5배 급증(2012년 076건 2016년 5049건)했습니다. 광주에서도 2013년 572건이었던 개장 화장이 지난해 700건으로 늘었습니다. 부산시에서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0~350건 분묘 개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폐묘 과정은 간단합니다. 묘비를 제거한 후 유골함 항아리를 꺼내 유해를 건조·분쇄시켜 바다에 뿌리거나 납골당으로 옮기면 끝입니다.

일본은 어떨까요? 최근 ‘폐묘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황폐무덤, 무연고 무덤도 많아졌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폐묘를 포함해 묘 이장 건수는 급증했습니다.

2010년 약 7만 2180건

2015년도는 9만 1567건

(5년 동안 약 2만건 증가)

황폐무덤도 늘고 있습니다. 히토요시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묘가 무연고묘지로 황폐화됐습니다.

방지책이 있을까요? 일본은 일정기간 후손의 연락이 없으면 폐묘하는 방법을 구상 중입니다. 합장묘에 무연고 유골을 단체로 안치하는 건데요. 폐묘를 막기 위해 혈연이 아니어도(친구, 동료 등) 합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묘지기 서비스도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묘지를 방문해 묘비를 닦고 헌화하며 묘지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는 묘지관리 대행서비스인데요. 한국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삶을 영위한 사람은 누구나 죽는 것이 운명입니다. 당신의 죽음이 후손에게 달려있듯 조상의 죽음은 여러분에 의해 귀해집니다. 방치되지 않는 죽음을 위해 살아있는 자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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